SF 작가를 위한 참고서

SF연대기 : 시간 여행자를 위한 SF 랜드마크 글을 쓰는 동안에는 다른 걸 잘 못 하는 편입니다. 못난 집중력이 깨질까 봐 소설도 안 읽게 되고, 영화도 생각없이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영화들만 보게 되죠(최근에는 멜로가족극의 주인공이 된 007을 봤다는). 그럼에도 환기는 필요해서, 감정이입 안 하고 볼 수 있는 책을 샀는데. 만만한 책이 아니더군요. 해서 SF를 쓰시는 … SF 작가를 위한 참고서 계속 읽기

노매드랜드 : 그녀와 다르지 않다

Nomadland (2020) 저는 장르물은 조금 분석하지만 이런(게 어떤 건데?) 영화들은 이해력이 떨어집니다. 선입견까지 있어서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첫 씬에서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얼굴 클로즈업 컷트를 보고는 내내 이입하며 따라가게 되더군요(그런 영화들이 있지요). 깔끔한 편집과 서정적인 피아노 BGM도 좋았고요. 아마 예전 제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지금의 심리 상태가 여주와 닮아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극장을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 노매드랜드 : 그녀와 다르지 않다 계속 읽기

그녀만의 복수 레시피

<프라미싱 영 우먼Promising young woman> (2021) 반 년여 작업을 끝내고 미뤄두었던 영화나 책을 보는 중이에요. 간만에 극장에서 <프로미싱 영 우먼>을 봤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재미있고 인상적이어서 소개해 봅니다. 스릴러에 여성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 영화인데, 로그라인은 이래요. '7년 전 죽은 친구 니나를 위한, 캐시의 네 가지 복수 레시피' 영화는 중간에 루즈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매끈하고 스타일리시하게 … 그녀만의 복수 레시피 계속 읽기

경쾌한 고발극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로그라인. 삼진그룹 내 ‘영어토익반’을 듣는 말단 여직원들이 회사의 비리를 발견하고, 내부고발을 위해 증거를 찾아 나선다. 한국영화에서 오래간만에 ‘잘 만들었네.’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어요. 20대 여성 성장담(?)처럼 홍보된 것과 달리 고발 영화(이런 장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인데. 전체적으로 기획력이 돋보이고, 배우나 감독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모든 게 조화롭게(?) 잘 흘러가요. 영화 제작 시스템이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의 … 경쾌한 고발극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계속 읽기

언힌지드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광기

강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정한 서스펜스를 끝까지 잘 몰아붙인 영화예요. UNHINGED (2020) 타이틀 백에서 이 영화가 ‘차량 운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걸 선언하듯 보여주고. <경적을 울리고 사과하지 않으면 예상 못한 대가를 치른다>라는 로그라인을 그대로, 장르적으로 잘 따라가요. 현실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미친 운전자(He can happen to Anyone) 설정에서 시작해, 그 설정의 ‘영화적인 결말’까지 우직하게 밀고간다고나 … 언힌지드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광기 계속 읽기

TENET의 ‘심플한’ 이야기 구조에 대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의 스토리가 어렵다며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네요. 과학적 설정과 어려운 용어들, 인물들의 포지션, 거기에 정신 없는(?) 영상들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것 같지만… 의외로 <테넷>은 대단히 심플한 영화예요. 놀란 감독의 영화들은 대개 스토리가 단순합니다. <인셉션>조차 인물들이 2중3중의 꿈속으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끝나는 영화였죠. 그 단순한 스토리 안에 새로운 설정들과 함의, 여운, 그리고 … TENET의 ‘심플한’ 이야기 구조에 대해 계속 읽기

‘사라진 시간’ 관람 법

1. 홍보나 마케팅을 믿지 말 것. 이 영화는 장르 영화가 아니다. 조진웅이 형사로 나온다고 해서 장르 영화로 기대하고 봤다간, 십중팔구 실망할 것이다. (반응들을 보니 벌써 그런 듯) 2.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같은 부류(종류?)의 영화다. 그런 영화를 본다는 마음으로 따라가야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다른 색깔이지만, 김기덕 감독의 … ‘사라진 시간’ 관람 법 계속 읽기

맥쿼리 단상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장르, 주연배우, 스토리 등등. 저 역시 기준이 있습니다. 저는 감독이 기준이에요. ‘잘 만드는’ 감독을 눈여겨 보았다가, 그 감독의 차기작이 나오면 믿고 보는 식이죠.  특히 상황 내에서 서스펜스를 잘 구사하는 감독을 좋아해요. 이 영화를 아시나요? The Usual Suspects 당연히 아시겠죠? <식스센스>와 함께 반전 영화 시나리오의 한 획을 그은 영화니까요. 그렇다고 브라이언 … 맥쿼리 단상 계속 읽기

오늘의 SF는 어디에 있나

SF 전문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판나스틱> 폐간된 후 장르 전문 잡지가 없어 아쉬웠는데, 작년 말(2019.11)에 새로운 SF 전문 잡지가 나왔네요. <오늘의 SF #1> 오늘의 SF #1  잡지라고는 하지만 단행본 크기와 형태예요. 외형보단 실속을 추구하며 만든 책 같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에세이, 인터뷰, 비평, 칼럼, 리뷰는 물론이고 엽편과 단편, 중편소설까지 망라한 묵직한 무크지예요.  한국 SF계에서 왕성하게 … 오늘의 SF는 어디에 있나 계속 읽기

1917 : 전쟁 한복판을 ‘그대로’ 따라가는

1 영화 <덩케르트>를 두고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하던데, 저는 별 감흥을 못 느끼겠더군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팬이긴 하지만, 막연하게 “이제 놀란은 아무 제약 없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됐구나.” 정도의 느낌이었죠. 그런데 이 영화는, 첫 장면(에서 카메라워크가 시작되는 순간) 부터 눈을 못 떼겠더군요. 몰입도가 대단한 영화예요. 정교한 콘티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만들어진, 모든 것이 우아하게 … 1917 : 전쟁 한복판을 ‘그대로’ 따라가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