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느아르 : 3월의 제비꽃

필립 커 작 / 박진세 옮김 / 북스피어, 2017

Berin Noir : March Violets, PhilipKerr

고전적인 탐정소설이에요. 하드보일드 장르의 정서를 제대로 느낄 수 있죠.

1989년에 나온 영국 작가의 작품인데, 내용은 2차세계대전 전의 독일을 배경으로 느아르 흑백영화처럼 펼쳐내고 있어요. 비교적 현대에 쓰여진 작품인데도 배경 분위기와 캐릭터 이미지, 스타일과 전개까지 <고전 하드보일드>를 제대로 구현합니다.

마초적이면서도 시대를 관찰하는 암흑기의 탐정 베른하르트 귄터는 고전 탐정들 못지 않게 매력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요. 현대에 쓰인, 고전적 문법의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나 할까요?

이 소설이 흥미로운 건 배경이에요. 하드보일드임에도 미국이 아닌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나치 치하에서 <베를린 올림픽>을 앞둔 시대를 우울하게 보여줘요. (고증된) 시대 배경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대전을 앞둔 폭풍전야 당시의 억압된 공기 속에서 느아르적(?) 분위기가 절로 배어나요. 기존 느아르 문법을 따르면서도 미국 하드보일드와 차별점이 드러나는 부분이죠. 그것을 읽는 재미가 상당해요.

또한 이 탐정소설이 신선했던 것은, 마지막 주인공에게 (부록처럼) 부여된 임무예요. 주인공 귄터는 사건을 <고전적으로> 해결한 다음 추가 임무를 맡게 되는데… 당시의 강제수용소에 대해 묘사하고 있어요. 담담하면서도 리얼하게 묘사되는 마지막 챕터는, 역사적인 배경으로 탐정소설을 쓴 현대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하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어요

레이먼드 챈들러, 대실 해밋 같은 작가들의 고전 탐정소설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그러면서도 신선한 하드보일드 작품을 찾는 추리물 애호가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글을 쓰며 작가에 대해 검색해보니, 작년에 별세하셨군요. 뒤늦게나마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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