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허풍담, 엠마는 어떻게 되었나

재미있고 흥미롭기까지 한 단편소설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해요. 요른 릴이라는 덴마크 작가의 단편집에 있는 <그 후 엠마는 어떻게 되었나>라는 제목이에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북극 그린란드에는 소수의 괴짜 사냥꾼들이 살고 있고, 그들 앞에 매력적인 엠마라는 여자가 나타납니다. 처음 매스 매슨의 애인이었던 엠마는 이후 빌리암의 애인이 되고, 다음에는 비요르켄의 애인이 되고… 차례로 사냥꾼들의 애인이 되지요.

그 과정이 (엠마의 시선이 아닌) 사냥꾼들의 관점에서 그려지는데. 사냥꾼들은 차례로 엠마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를 얻기 위해 이전 애인들에게 (북극 생활의 중요한) 것들을 대가로 치러요. 그러다보니 사냥꾼들 사이에 질투 등의 감정이 일기 마련이고, 마지막에 가서 사냥꾼들은, 자신들과 엠마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그런 이야기예요.

마초적이라거나 음란한 이야기가 아니예요. 작가가 첫머리에 쓴 것처럼 ‘엠마의 행방, 또는 아이슬란드 사람 피오르두르의 구제불능성 실증주의에 관한 이야기’지요. 멋진 단편들이 그렇듯 이 짧은 이야기도 마지막에 가서 무릎을 탁 치게 되고, 거친 땅에 떨어진 엠마라는 여성을 존중하는 사냥꾼들의 태도(?)에 경탄하게 돼요. 그 때문에 소개하는 것이고요.

이 단편소설을 읽으려면, 먼저 단편집을 읽어야겠지요?

엠마표지

요른 릴의 단편집 <북극 허풍담>

헌책방에서 작은 세 권짜리 포켓북을 발견해 사서는 한쪽에 쌓아놓았다가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덴마크 작가의 허풍담이 어색하고 이해되지 않더군요. 하지만 거친 땅 북극에 사는 사냥꾼들의 생활과 그들의 사고 체계(?)가 이해되기 시작하면서는 이야기들이 무척 재미있어져요.

1년의 반은 겨울이고, 겨울에는 술독에 빠져야 버틸 수 있고, 소변을 보면 싸는 동안 얼어버리는 세계. 그 혹독한 자연 속에서 적응해 살아가는 사냥꾼들의 이야기들.

그들이 북극에 적응하는 방식은 물론 낙관과 낙천이지요.

‘허풍담’이라는 제목답게, 독특한 유머와 믿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모를 허풍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어떤 철학같은 것들도 느껴져요. 해서 무시 못할 여운까지 느끼게 하죠.

작가는 16년간 그린란드에 살며 사냥꾼들과 교류했고, 그들의 일상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낯설면서도 현실적이고, 특히 북극 사냥꾼들의 모습이 묘한 동경을 일으키게 해요.

먼 세상의 괴짜 사냥꾼들의 독특한 일상이 현실을 버티는 분들께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 같아 짧게나마 소개해 봅니다.

즐감하셨으면.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