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 관람 법

1. 홍보나 마케팅을 믿지 말 것. 이 영화는 장르 영화가 아니다. 조진웅이 형사로 나온다고 해서 장르 영화로 기대하고 봤다간, 십중팔구 실망할 것이다. (반응들을 보니 벌써 그런 듯)

2.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같은 부류(종류?)의 영화다. 그런 영화를 본다는 마음으로 따라가야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다른 색깔이지만,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 <악어>가 떠오르더라.  

3. 그래서 재미있냐고? 장르물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흥미롭게 따라가게 된다. 분절적인 이야기와 만듬새의 투박함에도 불구하고 뒤로 갈수록 어떤 힘이 느껴진다. (씨네21에서 ‘용감한 데뷔작’이라고 했던데 공감)

4. 무엇보다 감독의 색깔과 개성이 드러나 마음에 든다. 정진영은 ‘연출 하나 해본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 같다. (평론가들의 평가가 곧 나오겠지) 적어도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아는 감독은 존중받아야 한다.

5. 아쉬운 점이라면, 꿈(같은 식으로) 뭉뚱그려 말하지말고, 영화 밑바닥에 정신분석적인(?) 고찰 같은 걸 깔았다면 좀 더 튼튼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추천. 관객이 반응해야만 용감한 데뷔작들이 또 나올 테니까.

덧. 적어도, 장르에 대한 이해 없이 레퍼런스 영화들만 참고해 관습적으로만 만든 듯한 <#살아있다> 보다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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