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고발극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로그라인. 삼진그룹 내 ‘영어토익반’을 듣는 말단 여직원들이 회사의 비리를 발견하고, 내부고발을 위해 증거를 찾아 나선다. 한국영화에서 오래간만에 ‘잘 만들었네.’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어요. 20대 여성 성장담(?)처럼 홍보된 것과 달리 고발 영화(이런 장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인데. 전체적으로 기획력이 돋보이고, 배우나 감독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모든 게 조화롭게(?) 잘 흘러가요. 영화 제작 시스템이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의 … 계속 읽기 경쾌한 고발극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언힌지드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광기

강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정한 서스펜스를 끝까지 잘 몰아붙인 영화예요. UNHINGED (2020) 타이틀 백에서 이 영화가 ‘차량 운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걸 선언하듯 보여주고. <경적을 울리고 사과하지 않으면 예상 못한 대가를 치른다>라는 로그라인을 그대로, 장르적으로 잘 따라가요. 현실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미친 운전자(He can happen to Anyone) 설정에서 시작해, 그 설정의 ‘영화적인 결말’까지 우직하게 밀고간다고나 … 계속 읽기 언힌지드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광기

TENET의 ‘심플한’ 이야기 구조에 대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의 스토리가 어렵다며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네요. 과학적 설정과 어려운 용어들, 인물들의 포지션, 거기에 정신 없는(?) 영상들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것 같지만… 의외로 <테넷>은 대단히 심플한 영화예요. 놀란 감독의 영화들은 대개 스토리가 단순합니다. <인셉션>조차 인물들이 2중3중의 꿈속으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끝나는 영화였죠. 그 단순한 스토리 안에 새로운 설정들과 함의, 여운, 그리고 … 계속 읽기 TENET의 ‘심플한’ 이야기 구조에 대해

‘사라진 시간’ 관람 법

1. 홍보나 마케팅을 믿지 말 것. 이 영화는 장르 영화가 아니다. 조진웅이 형사로 나온다고 해서 장르 영화로 기대하고 봤다간, 십중팔구 실망할 것이다. (반응들을 보니 벌써 그런 듯) 2.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같은 부류(종류?)의 영화다. 그런 영화를 본다는 마음으로 따라가야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다른 색깔이지만, 김기덕 감독의 … 계속 읽기 ‘사라진 시간’ 관람 법

맥쿼리 단상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장르, 주연배우, 스토리 등등. 저 역시 기준이 있습니다. 저는 감독이 기준이에요. ‘잘 만드는’ 감독을 눈여겨 보았다가, 그 감독의 차기작이 나오면 믿고 보는 식이죠.  특히 상황 내에서 서스펜스를 잘 구사하는 감독을 좋아해요. 이 영화를 아시나요? The Usual Suspects 당연히 아시겠죠? <식스센스>와 함께 반전 영화 시나리오의 한 획을 그은 영화니까요. 그렇다고 브라이언 … 계속 읽기 맥쿼리 단상

1917 : 전쟁 한복판을 ‘그대로’ 따라가는

1 영화 <덩케르트>를 두고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하던데, 저는 별 감흥을 못 느끼겠더군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팬이긴 하지만, 막연하게 “이제 놀란은 아무 제약 없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됐구나.” 정도의 느낌이었죠. 그런데 이 영화는, 첫 장면(에서 카메라워크가 시작되는 순간) 부터 눈을 못 떼겠더군요. 몰입도가 대단한 영화예요. 정교한 콘티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만들어진, 모든 것이 우아하게 … 계속 읽기 1917 : 전쟁 한복판을 ‘그대로’ 따라가는

나이브스 아웃: 클래식과 모던의 조화

<Knives Out> 2019 | 감독  Rian Johnson | 출연  Daniel Craig, Chris Evans, Ana de Armas 외 영화를 사전정보 없이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온전히 영화 안에서 더 많은 걸 발견하는 재미를 위해서 말이죠. 그러다 뜻밖에 기대 이상의 영화를 만나면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이렇게 다수에게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요. 요즘 겨울왕국 틈새에서 퐁당 상영 중인 영화들 중에서 ‘무슨 영화기에 이런 … 계속 읽기 나이브스 아웃: 클래식과 모던의 조화

업그레이드 : AI SF, 어디까지 왔니?

업그레이드UPGRADE : 2018. 감독 Leigh Whannell 저예산 장르영화를 좋아하고 그런 영화들이 개봉하면 찾아 보려고 하는 쪽이에요. 작은 영화들은 대자본 상업영화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전형성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센스, 자신만의 미덕 같은 걸 보여주기 때문이죠. 물론 대다수의 저예산 영화들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만고만한’에 그치지만, 종종 그것을 뛰어넘는 영화를 발견하면 감흥은 배가 됩니다. <업그레이드>도 그런 영화예요. … 계속 읽기 업그레이드 : AI SF, 어디까지 왔니?

마인드헌터

넷플릭스 / 조 펜홀 제작 / 데이빗 핀처 감독 저는 스릴러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지금도 생계를 위해 쓰고 있지만, 소설 중에서는 스릴러라고 부를 수 있는 게 단편 하나 뿐입니다.  이유는, 살인 상황과 인물들에 감정이입하는 것이 스트레스이기도 하지만. 장르적 패턴의 반복(?)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연쇄살인범을 열 명쯤 창조하고(아마 그쯤 될 듯하네요),  피해자들 사연과 그들을 쫓는 추적자, 반전들을 … 계속 읽기 마인드헌터

러브, 데스 + 로봇

Love, Death+Robots 2019. Netflix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애니메이션에서 관심을 끊고 살았는데. 간만에(?) 재미있게 본 에니메이션이에요. 게다가 SF 앤솔로지! 해서 간단한 감상평. 데이빗 핀쳐가 제작에 참여하고 팀 밀러(<데드풀>의 그 감독!)가 스토리 크리에이터라는 사실만으로 신뢰감을 주는 작품이에요. 에피소드들을 다 보고 받은 첫 느낌은 ‘멋진 SF 앤솔로지를 본 것 같다’는 거였죠. 예전에 SF단편집들을 찾아 읽으며 자극을 받고 SF에 대한 … 계속 읽기 러브, 데스 + 로봇